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HILLS에서 공부했습니다. 오래 기억되고 간직하고 싶은 책을 만들고 싶습니다. 언니와 함께 작업한 첫 책으로 『우리, 집』이 있습니다.
모기 한 마리쯤이야! 쪼끄마한 모기를 뚝딱 잡고 가족들은 다시 자려 했지만 이 녀석, 만만치 않은 상대다. 잘 보이지도 않고, 요리조리 잘도 숨는다. 쿵쾅대며 모기를 잡는 소리에 아랫집 할아버지, 옆집의 파마머리 과학자, 아랫집 101호 관장님까지 모기를 잡으러 아이네 집으로 모여든다. 과학자는 과학적인 사고로, 태권도 관장은 본능적으로 잡아야 한다며 각각은 그럴듯한 논리를 펼친다. 모기와의 전쟁에서 사람들 사이의 다툼으로, 그렇게 싸움은 엉뚱한 방향으로 흐른다. 과학자와 태권도 관장, 아빠와 엄마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돌고, 방안은 곧 터질 것 같은 화산처럼 뜨겁다.
『모기 잡는 책』은 가볍게 생각했던 작은 문제가 쉽게 풀리지 않고 상황이 더 복잡해질 때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모기 잡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재밌게 그려냈다. 시간이 갈수록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는 사람들의 모습은 우리가 경험했던 비슷한 순간들을 떠오르게 한다. 지퍼를 올리다가 옷이 지퍼에 끼어 낑낑 진땀을 뺀다든지, 컴퓨터의 작은 버그를 고치려다 점점 더 문제가 커진다든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금방 해결될 줄 알았는데 더 꼬이는 일들만 생겨나고, 그때 느끼는 감정들을 작가는 특유의 개성으로 재치 있게 그려 냈다.
살벌한 분위기 사이로 애엥, 앵, 앵 모기가 여전히 날고 있다. 그런데 모기의 비행 속도가 예전 같지 않다. ‘이때다!’하며 모여든 사람들의 피를 많이 먹어서 일까?, 아니면 의미 없고 지루한 사람들의 싸움에 모기도 지쳐 버린 걸까? ‘탁!’ 소리와 함께 지루하고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싸움 소리도 멈춘다. 그리고 한여름 밤을 뜨겁고도 시끌벅적하게 만들었던 모기 잡기 소동이 드디어 가라앉았다.
‘탁!’하고 모기를 시원하게 잡는 소리는 점점 쌓여가던 짜증들을 통쾌하고 깔끔하게 날려 버린다. 문제를 해결하려고 수고한 시간과 노력들, 이유와 방법을 찾아 갑론을박한 토론들이 부끄러울 정도로 너무 쉽고 간단하게 해결된다.
우리는 가끔 이 책에 나오는 어른들처럼 이유의 이유, 방법의 방법들을 찾느라 서로 다투고 오히려 본질과는 멀리 떨어진 새로운 문제들만 만들어 내곤 한다. 문제들이 많아질수록 더욱더 짜증이 나고 화낼 일들도 늘어난다. 작은 일을 큰일로 만들고 짜증을 더 큰 짜증으로 만드는 어리석음을 피하려면 복잡한 상황을 한 방에 정리해 버리는 아이의 모습처럼 본질을 놓치지 않고 상황을 단순하게 바라보는 삶의 지혜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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